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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다룬 영화들 중 언플랜드가 특별한 이유

by 사랑쓰의 영화 2025. 5. 16.

언플랜드 영화 포스터

 

‘언플랜드(Unplanned)’는 수많은 낙태 관련 영화 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낙태에 대한 찬반을 넘어 인간 생명과 윤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다른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왜 언플랜드가 특별하게 받아들여졌는지, 그 차별점과 영향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언플랜드는 '중립'이 아닌 '체험'을 선택했다

낙태를 다룬 많은 영화들이 중립적인 시선 혹은 균형 잡힌 시도를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쥬노’는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리며 선택의 자유를 중심에 둡니다. 반면, 언플랜드는 ‘애비 존슨’이라는 실존 인물의 체험을 바탕으로, 낙태 산업 내부자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언플랜드의 차별점은 바로 이 ‘실화 기반의 직접적 경험’에 있습니다. 주인공 애비는 실제로 미국 최대 낙태 기관인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에서 8년간 근무했고, 그 조직의 국장직까지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느 날 직접 낙태 시술을 돕게 되면서, 화면을 통해 태아가 고통을 느끼고 반응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의 전환점이자, 관객들에게도 강렬한 충격을 주는 장면입니다. 이러한 사실적 접근은 단순히 낙태의 윤리적 문제를 넘어, 그 과정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감정 전달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른 영화들이 담담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언플랜드는 고발에 가까운 강력한 표현으로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선택’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감정선의 밀도와 신념의 확고함이 만든 파급력

언플랜드는 단순히 낙태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와 내적 갈등을 깊이 있게 설계합니다. 애비 존슨은 처음부터 생명을 무시하거나 악역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성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는 신념으로 낙태 클리닉에서 일하게 되고, 수많은 상담과 조직 내 활동을 통해 ‘프로초이스’ 입장에 섰습니다. 하지만 내부에서 직접 시술을 경험하고, 병원 시스템의 문제점을 목격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신념에 혼란을 겪습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단순한 변화가 아닌, 치열한 내면 싸움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그녀가 퇴사 후 반(反)낙태 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결정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신념과 감정이 교차하는 복합적 결과입니다. 이처럼 감정과 신념이 결합된 스토리라인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양심과 인간성의 문제’로 낙태를 재조명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실제 장면처럼 연출된 의료 영상, 인터뷰 같은 촬영 방식이 다큐멘터리의 진정성을 더하며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다른 영화보다 훨씬 깊은 감정적 여운과 사회적 파급력을 만들어냅니다.

검열과 논쟁 속, 더 강해진 존재감

언플랜드가 특별한 이유는 영화 외부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정치적,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특히 진보 성향의 언론과 단체들은 영화가 ‘프로라이프(pro-life)’ 운동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상영이 제한되거나 광고가 차단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트위터 계정이 일시 정지되는가 하면, 유튜브와 TV 광고마저 거절당하는 등 전방위적인 검열을 겪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영화의 관심도를 높였습니다. 보수 진영과 종교계에서는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각종 시사 프로그램과 교회, 교육기관 등을 통해 상영을 장려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이 영화를 계기로 미국 내 낙태 관련 법안이 재조명되거나, 정치 토론에서 활용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정치적, 윤리적 논쟁을 유발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언플랜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파격적이었지만, 외부의 억제 시도와 사회적 반응까지 결합되면서 더욱 강한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낙태 영화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언플랜드’는 단순히 낙태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부자의 체험, 치밀한 감정 설계, 그리고 사회적 반응까지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독보적인 감동과 논쟁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낙태라는 민감한 주제를 깊이 고민하고 싶다면, 언플랜드는 반드시 한 번쯤 봐야 할 영화입니다. 당신의 가치관을 흔들 수 있는 영화, 그것이 언플랜드입니다.